北에 쌀 40만톤 지원 3주내 첫 선적 경추위… 경의선·동해안 도로는 연내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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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한은 30일 경의선(京義線)철도의 단절 구간을 올해 안에 복원하고 이와 인접한 개성~문산 간 도로를 내년 봄까지 연결키로 합의했다. 또 금강산 육로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에 이용될 동해선 임시도로를 오는 11월 말까지 잇기로 했다.

<관계기사 5면>

양측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열린 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8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남측은 경의선·동해선 연결을 위한 군사보장 조치를 다음달 18일 착공 전까지 해결할 수 있게 군사 실무회담을 개최키로 했다.

남측은 북측 구간의 철도와 도로 연결에 필요한 자재·장비를 제공한다.

회담 대변인인 조명균(趙明均·통일부 교류협력국장)위원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동해선 연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으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 문제도 초보적인 수준에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양측은 북한에 쌀 40만t을 지원키로 했으며, 앞으로 3주 이내에 첫 북송을 시작하는 내용 등을 담은 '식량 차관 제공에 관한 합의서'도 별도로 체결했다.

개성공단 건설은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북측은 관련 법률을 제정·공포하고 남측은 공단 건설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상업적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또 임진강 수해 방지 공동대책 문제는 11월 중 현지조사에 착수키로 했으며, 남측은 강 상류에 심을 묘목을 북측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붕괴 우려가 제기됐던 임남댐(금강산댐)을 공동조사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다음달 16일부터 18일까지 금강산에서 하기로 했다.

양측은 ▶철도·도로 연결▶개성공단 건설▶임진강 수방대책을 위한 실무협의회 일정도 확정했다.

회담 관계자는 "그동안 경협 사업 추진의 지연 요인이 됐던 북한 군부의 비무장지대 관장에 따른 '군사적 보장'문제에 대해 구체적 일정을 확정한 것이 의미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 9월 2차 장관급 회담 때 처음 합의한 후 번번이 미뤄졌던 북한 경제시찰단의 남한 방문은 10월 26일부터 하기로 날짜를 박았다.3차 경추위 회의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박창련 국가계획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 30명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하는 평양 귀환길에 올랐다.

정철근·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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