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수감중 인터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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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업(金大業)씨가 재소자 신분으로 인터넷까지 이용했다는 주장이 한나라당에서 나왔다. 재소자는 통신의 자유가 제한된다.

김대업 정치공작 진상조사단 이재오(李在五)단장은 29일 '김대업'(james@kornet)이란 이름으로 SBS골프닷컴의 골프동호회 '부부 모임' 게시판에 2000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1백18차례 오른 글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金씨가 수감 중이던 지난해 3월 30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오후 4시17분부터 밤 12시14분 사이에 올라온 글 7건도 포함돼 있다. 원희룡(元喜龍)의원은 "金씨는 수감 전 동호회 회원들과 수시로 골프를 쳤었다"며 "회원 여러 명이 '김대업'이 金씨라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김대업'의 글엔 "지금 사막과 돌뿐인 이곳 먼나라에서…절대 탈퇴시키지 말아주세요"(일요일인 10월 14일 0시14분), "조금 있으면 파견이 끝나 여러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마음 설렌다. 귀국 즉시 신고하겠다"(1월 10일 오후 4시17분)는 내용이 있다.

李단장은 "재소자가 취침해야 할 시간에, 그것도 면회·출정이 금지된 일요일 새벽에 어떻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는지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1부장과 서울구치소장은 대답하라"고 요구했다. 李단장은 또 지난해 3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기간 중 '김대업'씨가 "미국에선 성질대로 한번 하고 싶은데 참았음-대통령 각하한테…. 부시는 역시 아침에 부시시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부시시하게 행동했음"이라고 쓴 글을 근거로, "金씨가 주변에 방미단 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방미단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로 金씨는 한 일간지에 "지난해 3월 초 미국에 가 박노항 원사의 도피처를 추적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은 金씨가 구치소 수감 중 1백49회나 출정했고, 출감 뒤 자신의 주소지를 서울지검 서부지청이라고 한 것과 함께 이 인터넷 건은 검찰과 金씨의 유착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한편 金씨와 함께 병역비리를 수사한 군검찰관이던 이명현(李明賢)중령은 28일 국회 법사위에서 "金씨와 서울 이태원동 C단란주점에 10여차례 어울려 술을 마셨다"며 "金씨에게 병무비리 합수본부장 명의의 출입증을 발급해줬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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