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MBA 유용성 논란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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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보스턴 AP=연합] 최근 미국에선 경영학석사(MBA) 학위의 유용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문제의 발단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두 교수가 MBA 학위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부터.

제프리 페퍼 교수와 크리스티나 퐁 교수는 십수년간의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MBA 학위과정이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 실질적으로 유용한 것들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며 MBA 학위가 장기적으로 연봉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경영학회 저널에 게재될 이 논문은 MBA의 유치한 강의 문화에서부터 진부한 교과과정에 이르기까지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논문은 특히 1956년 3천2백명에 불과했던 MBA 취득자가 지금은 35배나 늘어났다며, 이같은 폭발적인 MBA 취득자의 증가가 MBA의 가치를 희석시켰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또 포천지에 실패한 경영자로 거론된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40%가 MBA 학위를 갖고 있다는 사실까지 거론했다. 두 교수는 또 미국 내 유수한 MBA 과정이란 게 결국은 2년간의 인맥쌓기에 불과하다고까지 폄하했다.

이같은 MBA 비판론은 즉각 주요 경영대학원과 MBA 관련 기관으로부터 반격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 내 경영대학원 입학시험을 주관하는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는 MBA 취득자들의 초임 연봉은 평균 7만7천달러로 MBA 취득 전의 5만달러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MBA 학위 취득이 급여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반박했다.

또 경영대학원 입학시험인 GMAT에 대한 수요가 올해 상반기 중 전세계적으로 13%나 늘었고, 최근 몇달간 이같은 수요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을 MBA 효용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일부 GMAC 소속 경영대학원들은 적극적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MBA 과정의 유용성을 적극 홍보하고 일부 경영대학원 학장들은 신문 기고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GMAC의 데이브 윌슨 의장은 "MBA 학위에 대한 수요가 대단히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면서 "MBA 학위취득은 몇백년간 지속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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