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可 찍어라" 밤샘 설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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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장대환 총리서리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27일 밤늦게까지 자체 표 단속작업을 했다.

사실상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은 최고위원과 총무단을 중심으로 의원 개개인에 대한 밤샘 설득작업을 벌였다. 민주당 청문회 간사인 설훈(薛勳)의원은 "청문회를 실시한 결과 張총리서리의 도덕성과 국정 수행능력에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인준이 부결됐을 경우 정국에 미칠 엄청난 파장에 대해 의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탈표는 없다"고 호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하루 동안 소속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확인전화를 한 결과 지난번과 같은 집단 반란표는 없으며, 거의 1백%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민련 의원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입장을 못정한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28일 오전 11시부터 본회의가 시작되는 오후 2시까지 국회에서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아예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했다. 행여 의원들이 밖에 나가 다른 얘기를 듣고 마음이 변할까봐서다.

한나라당은 자유투표를 할지, 아니면 반대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임할 지를 고민 중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 의총결과와 한나라당 의총 현장의 분위기를 감안해 반대 당론을 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張총리서리의 위법 사실에 대해 민심이 분노하고 있어 반대표가 1백50표 가량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총무실 관계자는 "이탈표가 있더라도 한두 표에 불과할 것"이라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도 청와대에 불만이 많은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민련은 자유투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소속의원 14명 중 4~5명 정도가 찬성, 나머지는 반대 쪽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비서관들까지 나서 안면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협조전화를 하고 있다. 張총리서리 또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활용해 인준 통과를 요청하는 등 밤늦게까지 사활을 건 표단속 설득전을 펼쳤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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