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김도술 파일' 軍에 있을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대업(金大業·사진)씨는 18일 밤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고, 다음날 전화 통화를 통해 "정·관계 인사 20여명의 병역비리 의혹을 입증할 녹취 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1998년 병역비리 조사 당시 '김도술 파일'을 내가 직접 작성했으며, 이 파일이 공개되면 모든 비리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파일은 A4용지 20~30쪽 분량이며 김도술씨의 자술서도 포함돼 있다"며 "김도술씨가 한인옥씨와 만날 때부터 정연씨가 체중 미달로 면제처분될 때까지의 과정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파일은 누군가 고의로 파기하지 않았다면 현재 군 검찰이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며 "당시 군 수사책임자인 고석 중령(현 대령)에게 모든 내용이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金씨는 또 다음달 중순 한나라당 전·현직 국회의원 12명의 병역 비리 사실을 추가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개할 것이며 이 가운데는 공소시효(5년)가 지나지 않은 현역 의원 몇명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공개하겠다는 명단은 대부분 2000년 검찰이 수사한 정치인들과 중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金씨는 "당시 수사 대상이 아니었던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2000년 반부패국민연대는 병역 비리 의혹이 있는 현직 의원을 포함한 51명의 정치인 명단을 청와대를 통해 검찰에 제출했었다.

병적기록표에 대해서도 "정연씨의 병적기록표는 수차례 조작된 것"이라며 "병무청 직원 등의 실수 운운하지만 정연씨가 신검 당시 병적기록표를 확인하면서 잘못 기재된 형제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그대로 놔뒀다는 것은 상식밖"이라고 했다.

그는 '입영 연기사유' 바로 앞에 적혀 있어야 할 입영예정 일자와 부대명 등이 누락된 것도 조작의 흔적으로 꼽았다.

한편 金씨는 민주당·국정원의 배후 조종설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 천용택 의원이 병역비리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 "민주당이나 국정원이 조작한 일이라면 뭐하러 나처럼 약점 많은 사람을 택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진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