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모든 업종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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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에 모든 업종에서 흑자를 내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또 출자 총액 제한을 받는 19개 그룹 중 공기업을 제외한 11개 그룹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가 15일 12월 결산법인 5백53개 중 신규 상장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가 불가능한 곳을 제외한 5백10개를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6조6천4백1억원)보다 1.5배 증가한 17조4백37억원이었다.

<관계기사 35면>

이는 2000년 상반기에 올렸던 기존의 반기 순이익 최대치(13조3천9백36억원)보다 27% 늘어난 것이다.

조사 대상 상장사의 올 상반기 총 매출액은 2백53조4천억원으로 0.69%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0.69%, 경상이익은 1백15.56% 증가했다.

이처럼 매출액이 별로 늘지 않았는데도 이익이 급증한 것은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신규 투자는 미루는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한 데다 내수시장 호조와 반도체 가격 회복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금리로 금융비용이 급감하고,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이 많이 생긴 것도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실제 기업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7.36%에서 올 상반기엔 8.1%로 높아졌다.이는 1천원어치를 팔아 81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부채비율도 이 기간에 1백28.99%에서 1백13.21%로 떨어지는 등 내실이 다져졌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적자를 낸 1백25개사 가운데 75개사가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코스닥 등록업체의 실적도 아주 좋아졌다. 코스닥 증권시장이 12월 결산법인 7백12개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이 1조5천3백2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1.2%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2천억원)을 웃돌았다. 상반기 매출액은 29조3천3백21억원으로 17.3%, 영업이익은 2조3천9백13억원으로 21% 늘어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7.9%에서 8.2%로 올라갔다.

차진용·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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