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후생 확 늘려 우수인력 꽉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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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글로벌 기업들이 임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 제도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고급 인재를 효과적으로 영입하거나 잡아둠으로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며 앞다퉈 우수인력 확보에 나서자 집안단속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 앤 영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1백20개 주요 글로벌 기업의 인사 및 보상체계 담당 중역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약 51%가 향후 1~2년 내에 임직원에 대한 보상혜택 프로그램의 종류를 확대하거나 기업 차원의 보상 혜택을 상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중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 릴리 등 일부 기업은 최근 주요 경쟁사들과 자사의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비교분석해 장·단점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독일계 기업에 근무하는 金모(34)씨는 "월급이나 회사의 규모만 갖고 직장을 선택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특히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변 동료들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 제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인기 끄는 뷔페식 후생제도=여가선용과 자기개발 내용을 직원 스스로가 정하면 회사가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지원해주는 선택적 복리후생제도가 인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명 뷔페식이라 불리는 이 제도는 자율을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기업용 관리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한국 CA는 미혼과 기혼 직원들의 취향이 다른 점에 착안해 연간 2백만원 한도에서 회사가 정한 운동강습이나 외국어 학습에서부터 대출이자 상환등 가계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해 준다.

한국릴리는 연 83만원의 한도에서 자기개발 예산총액만을 정해놓고 직원들의 개성을 존중해 자유롭게 쓸수 있게 배려해 주고 있다.

영국계 담배회사인 BAT 코리아도 연간 27만원 한도 내에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개인형 맞춤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자기개발 지원금은 별도로 잡혀 있다.

◇독특한 휴가제도=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한국 P&G는 임신한 기혼 여사원을 위해 임신기간 중 정기검진을 받도록 월 1회 별도로 휴가를 제공하며 직원의 생일에도 휴가를 주는 생일휴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생일 휴가는 생일이 공휴일이나 주말인 경우 생일 직전이나 직후 하루를 사용할 수 있다. 8백여명의 직원 중 2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1백여명에 이르는 ㈜아벤티스파마는 이들 회사가 전액비용을 부담하는 5일간의 동남아나 제주도 관광휴가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정년 퇴직자를 위해 퇴사 전 한달간 유급휴가를 마련해주고 있다.

◇건강 챙겨주기는 기본=콘텍트 렌즈회사인㈜영한 바슈롬은 지난 3월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외에 별도로 특별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즉 직원이 사망하거나 1급장애를 당했을 경우 해당 직원 연봉의 3배 가량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암 등 치명적인 질병으로 입원했을 경우 입원비·수술비와 치료비 전액을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도 전 직원에 대해 전액 회사 부담으로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이 회사 우정민 대리는 "외국계 기업으로 옮기면서 입원이나 수술 등을 지원해주는 생명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면서 "정말 이게 복리후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무용품 제조사인 한국3M도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회사 비용으로 직원들의 생명보험을 들어 주고 있다.

또 사원과 배우자가 연 1회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본인과 가족의 입원치료시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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