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무리 조명에 풀벌레 자장가… 휴양림 야영장서'그윽한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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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쏟아지는 별빛, 정겹게 들려오는 풀벌레들의 교향곡. 자연휴양림에서 보내는 여름밤은 아름답다. 예약을 해두지 않았다면 이달 말까지 휴양림 내 통나무집 이용은 엄두를 내지 않는 게 낫다. 월초에 이미 한달간 예약이 끝났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휴양림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면 된다. 아직 피서지를 정하지 않았거나 이색적인 여름밤을 체험하고 싶다면 텐트를 챙겨 숲으로 가자.

편집자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야영장 이용=산림청(www.foa.go.kr)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들은 대부분 야영장 이용자에게 예약을 받지 않는다. 대신 매일 휴양림에 도착한 순서대로 야영장을 이용하게 한다.

휴양림 중에는 텐트를 세울 수 있는 나무 데크(평상)를 설치해 놓은 곳들이 많다. 데크당 4~5인용 텐트를 하나 칠 수 있다. 바닥이 평평해 밤새 등이 배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땅에서 30㎝ 정도 높게 설치돼 비가 오는 날에도 텐트 밑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산림청 관할 휴양림의 경우 평균 43개의 데크를 가지고 있다. 4인 이하의 가족이 1박2일 동안 데크를 빌리는 비용은 4천원. 그냥 맨땅에 텐트를 칠 때는 2천원을 받는다. 야영장 이용객에게는 휴양림 입장료(성인 1인당 1천원)를 받지 않는다.

야영장 내에 공동 취사장이 있어 이곳에서 식수를 얻고 설거지를 할 수 있다. 화장실도 공동으로 이용한다. 다만 샤워장이 없다는 게 흠이다. 때문에 계곡을 끼고 있는 휴양림들이 여름철에 인기가 높다.

지난 1일 강원도 양양 미천골 자연휴양림(서면 황이리)에서 자녀들과 함께 야영을 한 이춘식(38·회사원·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씨는 "숲속이라 열대야가 없다"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야영을 하려면 출발 사나흘 전에 휴양림에 전화를 걸어 야영장 상황을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야영 당일에는 되도록 이른 시간에 휴양림에 도착해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야영 몇번 하면 텐트 값은 뽑아=휴양림에서 텐트는 빌려주지 않는다. 직접 텐트를 가지고 가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텐트는 3~4인용이 10만~30만원, 5~7인용이 20만~50만원선. 서너번 정도 야영을 한다면 텐트 구입비만큼의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다.

피서용으로는 텐트를 덮는 플라이(fly)가 본체보다 넉넉하게 큰 것이 좋다. 그래야만 뜨거운 햇빛이나 강한 빗줄기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또 텐트 내 천장에 손전등이나 램프를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는 게 밤 시간을 이용하기에 편하다. 혼자서 텐트를 쳐야 할 경우도 생기므로 되도록 설치가 간편한 것이 좋다.

야영을 떠나기 전에는 미리 텐트를 한번 쳐보면서 부품이 모두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양양=글·사진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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