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서울銀 사실상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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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하나은행이 선정됐다.

이로써 1998년 이후 5조6천5백25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서울은행의 구조조정은 정부의 공언대로 '우량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이뤄지게 됐다.

<관계기사 3면>

하나은행과 끝까지 경합해온 론스타는 정부와 하나은행의 협상이 깨질 경우 2순위로 협상에 나설 자격을 확보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는 5일 예금보험공사에서 회의를 열고 하나은행을 1순위 우선협상 대상자로 추천키로 의견을 모았다.

유재한 공자위 사무국장은 "하나은행이 제시한 가격 및 부대조건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취지에 맞고,특히 (당초 예상과 달리) 론스타가 제시한 가격보다 하나은행이 제시한 가격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론스타는 서울은행의 순자산가치(9천억원)수준에서 제시했으나 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의 합병 비율을 감안할 때 9천5백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매각소위의 결정이 그동안 정부 관계자들이 내비쳐온 의중과 일치해 6일 예정된 공자위 본회의에서도 하나은행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와 하나은행은 곧바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거쳐 이르면 10월 전에 본계약을 하게 된다.

자산 58조원으로 업계 5위인 하나은행이 자산 26조원의 서울은행(9위)을 합병할 경우 국민은행(1백97조)·우리은행(88.7조)에 이어 84조원의 자산을 갖춘 업계 3위의 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공자위 본회의와 정밀 실사·본계약 등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도 "대형 은행과의 경쟁이 가능하게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된 만큼 합병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김상환 연구위원은 "외환 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체질이 많이 개선된 만큼 외국계 펀드보다 국내 은행에 매각한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서울은행 매각이 신한·한미은행의 합병 등 추가적인 금융산업 개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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