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후지쓰盃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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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비금도(飛禽島) 섬소년' 이세돌이 드디어 첫 세계 정복에 성공했다. 이세돌(19·사진)3단은 3일 도쿄(東京) 일본기원에서 열린 15회 후지쓰배 세계바둑대회 결승전에서 유창혁(36)9단에게 2백63수만에 극적인 백 반집승을 거두고 2천만엔(약 2억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바둑은 이번 우승으로 1998년 이래 세계대회에서만 17번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李3단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바둑 천재로 열한살에 프로에 입문했고 2000년도에 파죽의 32연승을 거두며 연도 MVP(최우수기사)가 됐다.

현재 국내 타이틀 한개를 갖고 있고 왕위전에서 이창호9단과 타이틀을 놓고 쟁패 중이다.

한편 준결승전에서 이3단 에게 패해 3,4위전에 나선 이창호9단은 일본의 왕밍완9단에게 결승전과 똑같은 수수(2백63수)만에 똑같은 반집 차로 역전패했다.

◇하이라이트=중반의 고비에서 백의 이세돌3단은 난국 타개를 위해 우변 흑진에 결사대를 투입했으나 유9단의 강한 공격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백1로 끊은 수가 이3단이 찾아낸 맥점. 유9단은 흑2로 반발했는데 한점을 잡지 않은 이 수가 과수. 이3단은 백5~11까지의 사석 전법으로 A의 퇴로를 확보한 뒤 13으로 하변마저 지켜 형세를 역전시켰다.

박치문 바둑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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