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도 선선~ 축구하기 딱좋아 전북 장수군 공설운동장에 동호인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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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땡볕 더위로 전국이 가마솥처럼 달아오르는 가운데 전북 장수군에 축구 동호인들이 몰리고 있다. 서늘한 고원지대에서 피서를 즐기면서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시 챔프팀은 지난달 27~28일 장수군을 방문, 오전에는 장수읍내에 있는 공설운동장에서 경북 금성팀과 경기를 하고, 오후에는 주변 무릉계곡에서 삼림욕·물놀이를 즐겼다.

이에 앞서 24~25일에는 서울 유소년 축구클럽 1백30여명이 운동 겸 피서를 위해 이곳을 다녀갔다. 챔프팀 총무 김재윤(33)씨는 "요즘처럼 30도를 넘는 날씨에 도시에서는 축구 경기를 할 수 없으나 여기서는 맑고 찬바람이 불어 한낮에도 시합을 할 수 있다"고 감탄했다.

이들처럼 장수를 찾은 축구 동호인은 지난 5월 이후에만 전국 30여개팀 1천5백여명에 이른다.

또 오는 4일 오기로 한 탤런트·영화배우 등 연예인팀을 비롯해 경북 의대팀·전주 영상예술인팀 등 앞으로 40여개 팀이 찾기로 예약을 마친 상태다.

장수군은 해발 4백50m가 넘는 고원지대로 삼복더위에도 도시보다 낮에는 4~5도, 밤에는 10도 이상 기온이 낮다.

특히 산·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한여름에도 밤에는 이불을 덮고 자야만 할 정도로 시원하다.

여기에 2년 전 완공된 공설운동장이 축구팀 유치에 한몫하고 있다. 국제규격의 축구장은 지난해 잔디를 심어 올부터 개방했다. 특히 한번에 30만~40만원씩 받는 다른 잔디구장과 달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축구장 이용 신청이 몰리면서 장수군은 일정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축구장은 잔디 보호를 위해 한 경기 후 2~3일의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신청한 팀 중 2백여개는 퇴짜를 맞아야만 했다.

장수군 관계자는 "축구와 피서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축구인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이 경기 후 관광농원이나 수련원·연수원을 찾아 1~2일을 쉬었다 감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수=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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