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서 살해된 한인 치과 의사, 살해범 4년만에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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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 했던 미국 메릴랜드 글렌버니 한인 치과의사 노운호씨 피살사건의 살인 용의자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사건발생 4년여 만에 검거됐다.

살인 용의자는 노씨의 사무실에서 일하던 전직 여직원으로 친척과 함께 강도짓을 하기위해 노씨의 사무실을 들어갔다가 결국 살인 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앤아룬델 카운티 경찰과 검찰은 노씨 피살 사건과 관련, 숀테이 조이너-힉맨(35, 사진)과 단테 지터(23)를 검거, 1급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힉맨은 볼티모어 소재 자택에서 12일 검거됐고 지터는 2008년도 다른 살인사건으로 체포돼 이미 볼티모어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힉맨은 당시 노씨가 운영하던 치과 사무실 직원이었으며, 지터는 힉맨의 먼 친척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단순 절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노씨 피살사건은 뚜렷한 용의자나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2008년부터 수사 전담반을 재 가동해 올 초 힉맨과 지터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 수사망을 좁혀왔다.

앤아룬델 카운티 검찰의 윌리엄 로슬러는 “여러 증인들을 쫓아다니고 증거를 수집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그 두 명이 수사망에 들어왔다”며 “판결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이들은 최대 사형 또는 종신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지난 2006년 9월 26일 글렌버니 소재 자신의 치과 사무실에서 잔혹하게 폭행을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노씨가 보통 귀가 시간인 7시가 넘도록 소식이 두절되자 노씨의 부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노씨의 사무실에서 싸늘한 사체를 발견했다. 시신은 심한 폭행으로 인해 신원을 확인하기 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노씨는 1970년 의사인 부친을 따라 이민, 맥도너(Mcdonogh)고를 나와 메릴랜드 이스턴쇼어의 워싱턴 칼리지, 이후 82년 메릴랜드대 치과대를 졸업했다. 공군 장교로도 복무한 노씨는 이후 볼티모어 북쪽 루더빌에, 86년에는 사고를 당한 글렌버니 오피스를 열었다.

노씨 살해 용의자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에 지인들은 “그동안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모든 것이 해결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노씨의 장남 제임스씨는 부친의 살인 용의자들이 잡히기전인 지난 10일 빌립보 교회에서 가족들과 지인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미주 중앙일보 김기우 기자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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