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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 원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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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최근 급격한 원화강세로 인해 중소수출업체 10곳 중 9곳이 수출경쟁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화절상 부담을 수출단가 인상으로 상쇄할 수 있는 업체는 2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울며 겨자 먹기로 현재의 수출가격을 고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이 전국 5개 지역 49개 중소수출업체를 직접 방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영향을 조사(달러당 1천1백80원 기준)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85.4%가 '수출경쟁력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중 18.8%는 '이미 적자수출을 하고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특히 중국이나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경우 88.8%가 경쟁력 악화를 걱정했다. 그러나 일본이나 선진국들과 경쟁하는 기업들은 51.6%가 '경쟁력이 다소 악화된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절상에 따라 수출단가를 인상할 수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들은 20.4%에 불과했고, 나머지(79.6%)는 ▶바이어가 이탈할 수 있고▶장기계약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에 현재의 수출단가를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환율수준이 이어진다면 올해 수출목표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업체가 54.5%에 달했다.

또 조사대상 업체의 88.6%는 환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외화예금이나 선물환 등 환위험 관리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3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 박봉규 무역정책심의관은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최근의 원화절상의 여파가 이미 중소수출업체들에게 미치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면서 "수출기업들에 환위험관리기법을 적극 홍보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미국·일본· 중국 이외의 시장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자부가 발표한 3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4.4로 나타나 2분기에 이어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BSI는 4.0을 넘으면 직전 분기보다 호전되고,미만이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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