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피아트까지… 외국차 9社 국내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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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 자동차 시장이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1988년 차 시장 개방 이후 내년까지 세계 자동차 10대 업체 중 일본 닛산(세계 9위)을 뺀 모든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

올 상반기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갑절인 7천42대를 팔아 올해 처음으로 1만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빅3(GM·포드·크라이슬러)에 이어 독일 벤츠(한성자동차 수입)·폴크스바겐이 진출했고 일본 도요타가 2000년 직접 현지법인으로 들어왔다.

외환위기 때 철수했던 세계 6위 업체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는 이달 중 국내에 다시 진출한다.

세계 7위인 일본 혼다는 올해 5월 오토바이 사업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승용차도 들여올 계획이다.

또 올해 말에는 세계 10위인 이탈리아 피아트가 GM코리아를 통해 유럽 인기 모델인 알파로메오를 들여온다. GM은 2000년 피아트의 지분 20%를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됐다.

9위 닛산은 도요타의 한국 내 성공을 벤치마킹하면서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기아차)은 지난해 2백54만여대를 생산,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국내 수입차 1위인 BMW는 지난해 94만6천여대를 생산,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푸조는 이달 중순 국내 한불자동차와 독점 딜러 계약을 했다. 다음달에는 한국수입차협회에 등록을 마치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매장을 연다.

유럽 소형차 인기 모델인 206CC(컨버터블형)를 국내 수입차 중 가장 싼 가격대(2천9백만원대)에 내놓는 등 7개 모델을 선보인다.

국내 독점 딜러인 한성자동차를 통해 판매해온 벤츠는 다음달 현지법인 '벤츠코리아'를 세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가 한국에서만 BMW에 크게 뒤져 직접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딜러로는 LG 등 국내 대기업 3~4개가 신청했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국산 대형차 소유자의 32%가 수입차 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판매 전망이 어느 때보다 좋다"며 "수입차 딜러를 희망하는 국내 대기업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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