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보다 한국신문이 北에 더 우호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TV는 독일 통일,남북 정상회담 같은 역사적 사건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미디어 이벤트'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환상을 갖게 되고,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는 제52차 세계언론학대회 '남북 화해를 위한 언론의 역할' 세션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 TV 보도'를 분석한 한양대 이종수 교수의 지적이다. 이 대회에서 남북 현실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를 분석한 논문들이 발표됐다.

주목을 끄는 것으로는 뉴스위크 이병종 서울 특파원의 '한·미 신문의 북한 보도 태도' 분석을 들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중앙일보·조선일보·한겨레를 포함한 중앙 일간지 10개와 뉴욕 타임스의 북한 보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 신문들이 북한에 대해 보다 우호적 보도를 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교수는 한국 방송이 애국적 목표에 매몰돼 비판·해설 등 저널리즘의 보편 가치들을 소홀히함으로써 지난 정상회담 보도가 중계에만 치중하고 저널리즘적 측면에 등한했다고 비판했다. KBS의 방윤현 해설위원은 '북한 방송의 뉴스 보도 태도' 추이를 분석한 결과 남북 정상회담 때는 한국과 미국에 대해 중립적 보도를 하다 부시 집권 이후 다시 정상회담 이전의 수준으로 비방하는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홍콩대의 추지왕 교수는 "분단 국가에서는 미디어 보도보다 본질적으로 정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밝혀내고 설명하는 것도 미디어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