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재보선… ·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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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레이스의 신호탄이 올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마지막 대회전이 될 이번 선거에 전력질주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23~24일 후보등록과 함께 시작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지구당 개편대회 등을 통해 일찌감치 기선잡기에 돌입했다. 전국 13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향후 정국 흐름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6·13 지방선거에 이어 8·8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압승하면 민주당이 겪어야 할 풍파는 만만치 않다. 당내 비주류가 노무현(武鉉) 대통령후보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면서 일제히 들고 일어서면 민주당은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전직의원 4명을 포함해 변호사·언론인·관료출신 등 안정 위주로 포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재야·노동운동권 출신들을 비교적 많이 배치해 개혁성을 앞세워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會昌) 대통령후보나 민주당 후보 모두 재·보선 전력투구를 예고했다.

후보는 18일부터 거의 날마다 재·보선 지역을 방문한다. 13곳 전지역을 투표 당일까지 최소한 두번씩은 찾아가겠다는 게 목표다.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두 아들 부패와 서해교전 등에서 확인된 현 정권의 안보불감증 등을 총체적으로 심판받는 선거가 되게 하겠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후보는 19일과 20일 경남 마산과 부산을 방문하면서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나선다. 비리정국은 이미 일단락됐고,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해 결코 민주당의 참패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후보 측의 기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후보가 당면한 어려움이 적지 않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지지도 하락과 공천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로 민주당 후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또 마산·부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세명은 승리를 못해도 참패는 면해줘야 영남 후보론을 앞세웠던 후보의 명분이 서는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승부처는 결국 서울 종로·금천·영등포을과 인천 서-강화을, 경기 광명·안성·하남 등 수도권의 7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 어느 당이, 어느 정도의 표차로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전개방향이 아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이 워낙 짧고,정치불신이 높은 데다 여름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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