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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무선데이터 사용 40배 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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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SK텔레콤이 14일 내놓은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는 파격적이란 평가다. 와이파이존 같은 지정된 장소 외에서도 이동 중에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무선모뎀으로 활용해 이를 연결한 노트북·PC 등으로 무선데이터를 쓸 수 있는 ‘테더링(tethering)’ 서비스도 비용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본격적인 무선데이터 서비스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도입은 기존의 수익원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험에 해당한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1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로 자신이 손수 찍은 사진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정만원 대표이사 사장은 “기술환경의 진화와 고객의 데이터 이용 패턴, 해외 사례를 두루 분석해 보니 재무적인 악영향보다는 고객만족도 향상으로 인한 장기적 수익증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단행한 배경은.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와이파이 데이터 사용량이 음성 통화량을 넘어섰다. 향후 4년간 무선데이터 사용량이 40배 급증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엔 성장기회일 수 있다. 주파수가 한계로 작용할 텐데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따져볼 때다. 4세대(4G) 서비스도 앞당기겠다.”

- 수익이 줄 수 있는데.

“오래 검토한 결정이다.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선 이익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을 걸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론 매출이 줄겠지만 가입자 이탈 방지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익이 늘어날 것이다.”

- 와이파이존을 당초 계획(1만 곳)보다 늘려 1만5000곳을 만들기로 했는데.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에서는 실익이 적다. 전국적으로 1만 개 넘게 와이파이존을 구축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가 5000곳을 추가하겠다는 건 버스·철도차량 등 운송수단에 설치하는 이동형이다. KT는 와이파이존이 몇 군데고 우리는 몇 군데다 하는 식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 퀄리티(서비스의 질)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무료 개방형으로 가고, 퀄리티가 좋은 상품은 유료화할 것이다.”

-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계획은.

“합병은 없다. SK의 기본철학은 ‘따로 또 같이’다. 70여 개가 넘는 계열사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만 같이 갈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스스로가 힘을 갖춰야 한다.”

- 이동전화 회선 수에 따라 SK브로드밴드의 유선상품을 무료로 주는 건 끼워팔기 논란이 있을 법한데.

“우리는 무선에 강하기 때문에 유선을 부가서비스로 가는 형식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결합상품 승인을 당국에서 받으려면 결합된 상품 전체 요금의 30% 이내에서 깎아줘야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

- 애플 아이폰4와 아이패드의 국내 출시 계획은.

“애플이 국내에서 애프터서비스(AS)를 제대로 해야 가능하다. 애플과 협상 중이다. 중국에선 AS에 관해 중국 쪽 입장을 들어준 바 있다.”

- 2G 스마트폰은 안 나오나.

“삼성전자와 협의하고 있다. 010 가입자가 아니라도 스마트폰을 쓰고 싶어 하는 수요가 많다. 가능한 한 빨리 서비스하겠다.”

- 삼성전자와 모바일 콘텐트 개발에 연간 5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 통신사업자가 도로관리자처럼 길 뚫어놓고 통행료 받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플랫폼(응용프로그램이 작동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 토대)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반성을 한다. 단말기 값이 너무 비싸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모바일 운영체제(OS)까지 만들어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OS 말고 다른 플랫폼을 다양하게 개발하겠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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