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英프로 진출 소속구단과 '몸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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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천수(21·울산 현대·사진)의 해외 진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여부는 단순히 이천수와 울산 구단의 힘겨루기가 아니다. 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이을용(부천 SK) 등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다른 태극 전사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월드컵 이후 뜨겁게 달아오른 K-리그의 인기 문제와도 결부되면서 명분싸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구단측 입장

울산측은 이천수가 이적하고자 하는 프리미어리그 사우스 햄튼으로부터 이적과 관계된 아무런 언질도 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오규상 부단장은 "공문엔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스웨덴 전지훈련에 이천수를 참여시키고 싶다는 것뿐이다. 세경기 정도에 뛰게 하겠다는 것인데 이미 월드컵을 통해 검증된 선수를 테스트하겠다는 게 말도 안된다. 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잘라 말했다. 구단은 가능하면 이천수가 올해까지는 뛰기를 바라는 속내다. 오부단장은 "모처럼 K-리그가 뜨고 있는데 이천수 같은 스타가 떠나버린다면 한국 프로축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수측 입장

지금이 해외 진출의 최적기로 보고 있다. '월드컵 특수'로 해외 구단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만큼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기라는 것.

그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스카이콤의 송대한 팀장은 "'테스트'가 아니라 계약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는 '트라이얼(trial)'이다.

사우스 햄튼측이 최고 2백만달러의 이적료를 고려하는 등 역대 한국인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K-리그 인기 문제에 대해 송팀장은 "많은 선수가 해외에 나가 경험을 쌓아야 후배들도 더 큰 자극을 받게 된다"는 입장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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