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펙 어떠세요?] 동국대 입학사정관에게 물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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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면접 평가를 맡은 전한성·김재두(실장)·조희권 입학사정관(왼쪽부터). [최명헌 기자]

동국대는 지난해 실시했던 자기추천 전형의 명칭을 Do-Dream 전형으로 변경하면서 단과대 특성에 따라 선발방식을 달리했다. 문과대와 법과대, 경영대 등 7개 단과대(Do-DreamⅠ 전형)는 1단계에서 서류 100%로 모집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는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과대와 사범대, 사회과학대 등(Do-DreamⅡ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을 70% 반영해 내신의 영향력이 크다. 리더십 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1단계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낮추고, 서류평가 비중을 늘리면서 리더활동보고서 준비가 중요해졌다. 7일 인천 숭덕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모의면접에서 사정관들은“활동내역과 지원학과, 진로계획의 연관성이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는 김재두(43) 입학사정관 실장과 조희권(39)·전한성(35) 사정관이 참여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동국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모의지원한 신지혜(왼쪽)·김예담양. [최명헌 기자]

1학년 때부터 줄곧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한 김예담양은 “자신이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느냐”는 사정관들의 질문에 “전교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학생회장과 학생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며 “의견충돌이 있을 때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희권 사정관은 “‘이끌어 나갔다’가 아니라 중간역할을 하며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애썼다는 점이 다른 리더들과 차별화된다는 느낌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리더활동보고서에서 학생회장과 학생들 간의 구체적인 의견충돌 사안이 무엇이었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강조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1등급대의 교과성적도 김양의 장점이다. 사정관들은 “성적만으로 본다면 1단계 통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들의 평균 내신은 인문계 2등급 전·후, 자연계는 2.3등급 전·후였다. 그러나 올해는 학생부 비중이 줄고 서류평가의 실질반영률이 증가했기 때문에 리더활동보고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 김재두 실장은 “지원자들의 수준에 따라 합격선이 달라지겠지만, 지난해보다는 합격생들의 내신성적 증폭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사정관들은 김양에게 “사학과 지원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교시절 역사와 관련한 활동경험이 없고, 학생부에 나타난 1·2학년 때 장래희망도 경영컨설턴트여서 사학과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 김 실장은 “고3 때 갑자기 진로가 바뀌었다면 면접에서 그 계기를 명확하게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학에 들어와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장래희망도 구체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신지혜양은 전 과목 내신성적 평균은 3등급 초반대다. 그러나 수학과 과학교과는 1등급대의 내신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전한성 사정관은 “Do-DreamⅡ 전형에서는 단과대별 특성에 따라 일부 과목 성적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과목 내신평균보다 반영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양이 지원한 이과대는 수학·과학 성적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신양은 1단계에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양의 경우 교내 수학·과학경시대회에서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시 단위 과학실험대회에도 참가해 수상실적을 올렸다. 1학년 때부터 줄곧 과학부에서 활동하면서 2학년 때는 과학부 총무와 물리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또 2008년 3월부터 1년간 인천여고 영재학급에 다니며 수학 영재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대한민국과학축전 체험프로그램 운영단에 참여하는 등 봉사활동도 관련 분야와 연계돼 있다. 조 사정관은 “활동내역과 수상실적을 물론 봉사활동까지 수학·과학분야에 집중돼 있어 ‘이과대에 적합한 학생’이라고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Do-Dream 전형의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는 전공 관련 교과성적과 교내 수상실적 등 비교과 실적, 자기추천서에 피력한 활동내역이 한 분야로 집중됐는지 여부다.

그러나 신양은 고교시절 수학보다는 과학 관련 분야의 실적이 많았다. 사정관들은 “전형에는 맞는 학생이지만 제출서류와 면접에서 수학과 지원이유를 좀 더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학교 때 수학부 활동을 한 뒤 고교 때는 응용학문인 과학분야까지 공부하고 싶었다”는 신양에게 전 사정관은 “과학분야 활동을 많이 했지만, 고교시절에도 꾸준히 수학분야에 관심을 갖고 영재교육 과정을 수료하는 등 수학 관련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면을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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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합격전략] 이종서 이투스청솔 입시컨설팅 이사

학생부에 빠진 내용, 자기추천서에 구체적으로 써라

동국대 입학사정관 전형은 동국대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다양한 경험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지원자의 창의성 및 성장 과정’ ‘소질과 인성’ ‘도전 의지와 리더십’을 고려한다. 동국대 입학사정관 전형은 다른 대학에 비해 다양한 전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Do-DreamⅠ·Ⅱ전형, 학교장 추천 전형, 리더십 전형, 다문화가정 자녀 전형, 불교계 추천 전형, 사회기여자 전형, 기회균형선발 전형, 전문계고교 출신자 전형, 중구핵심인재 전형, 재외국민 전형 등 10개 전형으로 605명을 모집한다. 주목할 전형으로 지난해 실시됐던 ‘자기 추천 전형’을 변형한 ‘Do-DreamⅠ·Ⅱ 전형’과 방과후 학교 등 공교육 활동을 충실히 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인재 선발을 위한 ‘학교장 추천 전형’, 리더로서의 활동 경험과 자질을 갖춘 인재 선발을 위한 ‘리더십 전형’ 등이 있다.

Do-Dream 전형은 각 단과대학별 인재상과 특성에 중점을 둔다. 2단계에서 진행되는 전공수학능력평가와 특성화 면접 등의 면접 형식과 내용이 단과대학별로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는 단과대에 맞춰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Do-DreamⅠ 전형 2단계인 전공수학능력평가에서는 토론과 독서감상문 쓰기 등의 방법으로 수험생의 비판적·창의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며, Do-DreamⅡ 전형에서 진행되는 특성화 면접은 고교시절 관심을 갖고 활동한 분야에 얼마나 열정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 1단계에서 학생부 반영은 내신성적의 반영을 의미하며, Do-Dream II에서만 학생부 70%를 반영한다는 것을 주의하자.

동국대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 전략으로는 지원한 전공을 선택한 명확한 이유, 전공을 위한 활동과 경험,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이 중요하다. 학생부에 기재돼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자기추천서에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지원한 전공을 위한 활동이 부족하다면 Do-Dream 전형 외에 다른 전형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신과 방과후 학습 등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면 학교장 추천 전형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고, 논술에 대한 대비를 했다면 논술 중심전형인 수시1차 일반전형을 노려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내신 성적이 우수하다면 수시 2차에 학생부 성적 100% 반영하는 학업성적우수자 전형을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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