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복습' 재계 여름 화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히딩크식 리더십, 월드컵 기운을 활용한 기업 및 경제의 재도약.

올 여름 제주도 최고경영자(CEO) 공부 모임의 주제를 통해 본 하반기 국내 경영계의 두가지 화두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능률협회 등은 예년처럼 이달 중에 대기업 총수·중견기업 대표·경제단체장 등이 대거 참여하는 하계 CEO 세미나를 3박4일간 마련했다.

<표 참조>

각기 좀 더 많은 손님을 끌기 위해 참신한 강연주제를 정하고 유명 강사를 섭외하느라 고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미나 주제는 대략 이 두갈래로 모아졌다는 평가다.

엄기웅 대한상의 상무는 "히딩크의 월드컵 4강 신화와 이로써 결집된 국민적 열기를 기업의 재도약과 경제 활성화의 호기로 삼자는 공감대가 번진 것 같다"고 말했다.

CEO의 향학열도 높아져 대한상의의 경우 예년보다 20% 가량 많은 1백30여 업체에서 수강신청이 들어왔다.

▶리더십=전경련이 중소기업협동조합연합회와 공동으로 이달 하순 개최하는 CEO 하계세미나의 주제는 '변화의 시대, 성장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다. 리더십을 큰 주제로 삼은 때문에 관련 강좌가 가장 많다.

'최고인재를 만드는 CEO의 리더십 비결'(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리더십,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서경석 고려대 석좌교수)의 강연을 준비했다.

이회창 한나라당·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초청해 차세대 리더십에 관한 정치가들의 의견도 듣는다.

이밖에 리더십의 전형으로 떠오른 거스 히딩크 감독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을 강사로 일단 초빙해 놨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한상의는 이달 중순 CEO대학 과정에 '정주영 회장과 21세기형 CEO'(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란 강연을 마련했다. 역시 이달 중순 CEO 세미나를 여는 능률협회도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십 요인은 무엇인가'(김인수 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란 강좌를 세미나 과정에 넣었다.

▶도약=기업과 경제의 도약을 위해서는 과거 창업세대의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으로는 곤란하다는 내용의 강연이 많았다. 능률협회의 김형철 경영자교육팀장은 "디지털 시대 감각을 갖추고 환경친화·브랜드 가치 같은 새로운 경영환경을 두루 감안하는 한 차원 높은 CEO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극히 불투명했던 지난해 여름 '한국 경제 대반전의 모색'을 큰 주제로 내세웠던 능률협회는 이번에 '한국 경제, 이제는 도약'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선진 환경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우리 역할'(김명자 환경부 장관) 등 변화와 도약에 관한 밀도있는 강연을 준비했다.

대한상의는 CEO대학의 큰 주제를 '디지털 시대, 새로운 CEO의 조건'으로 잡고 '세계화 시대의 브랜드 성공전략'(장동련 홍익대 교수) 등 강연을 마련했다.

한국표준협회와 인간개발연구원이 이달 하순 제주도에서 각기 개최하는 CEO 대상 세미나도 주제가 '세계 경영을 위한 기업의 대응전략'과 '신세계 경제질서와 함께 동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로 세계로의 도약을 큰 틀로 잡았다.

홍승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