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JIS 53년만에 수술 <공업표준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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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쿄=오대영 특파원]일본의 가전·생필품 등 공업제품의 품질 보증서인 '일본공업표준규격(JIS)'이 53년 만에 대폭 바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7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JIS를 본격 수술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일정한 표준규격을 갖추면 주는 JIS 외에 최고 수준의 기술에 대해서만 품질을 인정하는 '톱 러너(top runner)JIS'(가칭)제도를 도입,내년 중에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16일 JIS제도를 담당하는 산하기관 일본공업표준조사회에 특별위원회를 설치, 내년 봄까지 '톱 러너 JIS'제도의 적용이 가능한 분야를 조사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는 정보기술(IT)제품·마이크로놀로지·유전공학·환경 등 21세기의 유망산업이 인증 대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방법은 현행 JIS마크의 옆에 '최고품질','에너지 절약' 등의 특징을 함께 적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현행 JIS제도는 최저한의 제품수준을 보증하기 때문에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경제환경을 따라가는 데 늦다고 판단, 경제산업성이 이같이 결정했다"며 "첨단분야의 국제표준규격을 일본이 선도하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현행 JIS제도는 1949년 공업제품별로 형태·구조·제작방법 등의 표준화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덕분에 제품의 대량생산이 쉬워졌고,'JIS획득=일본 정부의 품질 보증'이란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줘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진흥에도 큰 역할을 했다.

2001년3월 말 현재 JIS는 기계·자동차·선박 등 19개 분야에서 8천9백여건의 인증기준을 갖고 있으며,6천83개 제품에 JIS마크가 붙어 있다.

그러나 JIS는 업계 전체가 달성할 수 있는 기술 수준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첨단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일본제품의 수준이 높아지고 사실상 모든 업체가 JIS마크를 획득함에 따라 존재가치도 희박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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