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기습도발 북한 함정 99년 연평해전서 반파된 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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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달 29일 서해교전 때 우리 고속정을 기습 공격했던 북한 경비정 684호정은 1999년 6월 연평해전 당시 '반파(半破)'됐던 경비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5일 해군에 따르면 684호정은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 소속으로 연평해전 때도 참가, 우리 측 대응 사격에 반파돼 기동불능 상태에서 예인됐던 경비정 두척 중 한척이다.

따라서 북한 해군이 이번 기습 공격 때 설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684호정을 투입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연평해전 당시 북한 해군은 어뢰정 한척이 격침됐으며, 4백20t급 잠함은 완전 파손, 중형 경비정 두척은 반파, 소형 경비정 두척은 기관실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으나 우리 측은 초계함 한척과 고속정 세척이 일부 파손됐을 뿐이다. 2백15t급으로 북한 해군이 운영하는 경비정 중 중형급인 684호정은 최대 사거리가 15.5㎞인 85㎜ 함포와 12㎞인 76㎜ 함포, 7㎞인 14.5㎜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특히 서해교전 때는 연평해전 때와 달리 전차의 철판을 뚫을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지닌 휴대용 대전차 로켓(RPG-7)도 배치해 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북한 해군은 같은 함정에서 수년 이상씩 근무한다"면서 "따라서 이번에 기습 공격했던 684호정에 탑승했던 승조원 50명 중 상당수가 연평해전 당시에도 근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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