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기 연속 결승골 전차군단'V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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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번엔 머리가 아니라 발이었다.

8강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헤딩 결승골을 뽑아냈던 독일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26·바이에르 레버쿠젠)가 4강전엔 발로 한국에 치명타를 날렸다.

후반 30분 오른쪽 사이드를 파고 들던 올리버 뇌빌이 땅볼로 깔아차 크로스한 공이 발라크의 오른발에 걸렸다. 논스톱 슛. 이운재가 선방했으나 발라크는 재빠른 제2동작으로 왼발로 밀어넣었다.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뽑아내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발라크는 장딴지 근육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결정적 순간마다 투혼을 발휘,'전차 군단'이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1등공신 역할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그는 세골은 물론 네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이날 경기에선 한국의 유상철에게 꽁꽁 묶여 플레이 메이커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자신의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자 오히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베른트 슈나이더에게 넘기고 뒤로 물러나 있었으나 중요한 순간 공격에 가담해 스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1m89㎝, 80㎏의 건장한 체구로 1999년 4월 국제무대에 처음 데뷔한 그는 월드컵 개막전까지 A매치에 22경기만 출전한 신예. 그러나 지난해 11월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벌어진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세골을 터뜨려 꺼져가던 독일의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유럽지역 예선에서는 여섯골을 넣어 팀내 득점 1위였다.

지난해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으며 소속 클럽인 바이에르 레버쿠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및 독일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넓은 시야와 강한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고공 플레이에도 능한 발라크는 이번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예정이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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