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바닥이 높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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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올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끝내 넘지 못하고 900대 초반에서 미끄러졌지만 700선은 굳건히 지켰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500과 1000선을 시계추처럼 왕복하던 한국 증시의 저점이 700선으로 높아졌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국내 기관들이 증시로 복귀한 게 큰 보탬이 됐다.

외국인은 올해도 거래소에서 10조411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23일 현재 거래소 주식 168조6719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41.9%로 전년 말보다 1.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4월 26일 증시 개방 이후 최고치인 44.1%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부터 24일 현재까지 7.1% 올랐지만 1980년 이후의 연 평균 상승률(14.8%)에는 못 미쳤다.

연초 외국인 순매수 덕분에 강하게 상승하면서 4월 23일 최고점인 936.06을 기록했다가 중국의 긴축 우려에 따른 차이나 쇼크로 크게 출렁거렸다. 특히 5월 10일에는 차이나 쇼크로 투매 현상이 일면서 지수가 하루에 48.06포인트(5.73%)나 폭락하기도 했다.

올해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3억7472만주와 2조2410억원이었다. 거래량은 개인투자자의 증시 이탈 탓에 전년 대비 30.9%나 줄었지만 거래대금은 1.1% 늘었다.

지수 선물과 지수 옵션은 시장이 개설된 이래 처음으로 거래 규모가 줄었다. 지수 선물은 하루 평균 22만5134계약, 지수 옵션은 1034만2000계약으로 지난해보다 10% 안팎 줄었다.

코스닥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질 정도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올 들어 24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2억8671만주로 지난해에 비해 29.8%, 일평균 거래대금도 6242억원으로 42.1%나 감소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1조659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에서 등록 취소된 기업은 44개로 지난해보다 63% 늘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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