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전 대비 강도높은 담금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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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어느 팀이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 내일도 꼭 이기겠다."(유상철)

"국민의 성원에 다리를 하나 더 달고 뛰는 기분이다."(안정환)

목표였던 월드컵 본선 16강을 넘어 대망의 8강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에 차 있었다. 특히 17일 병역 면제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선수들의 기세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날 오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점심 식사 전 이탈리아의 경기를 분석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한시간반 가량 전술회의를 한 데 이어 오후 7시20분부터는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이탈리아전을 앞둔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허리를 다친 최용수를 제외한 26명의 선수들은 가볍게 운동장을 돌며 컨디션을 조절한 뒤 그간 하지 않았던 '셔틀런(왕복달리기)' 형식의 단거리 달리기로 평소보다 강도 높게 몸을 풀었다.

지난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절묘한 가슴 트래핑으로 결승골을 넣은 영향 때문인 듯 트래핑 및 헤딩 훈련 때는 선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트래핑 훈련 직후 일곱명씩 세조로 나뉘어 공빼앗기 훈련을 한 대표팀은 세부 전술을 조율하며 훈련을 마쳤다.

전술 훈련에서는 좌측의 이천수·이을용과 우측의 차두리·최성국이 올리는 크로스를 중앙의 설기현·황선홍·박지성 등이 슈팅까지 연결하거나 미드필드에서 투입된 공을 받아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중앙을 돌파한 뒤 마무리짓는 두가지 방식에 집중했다.

최용수에 대해 대표팀 관계자는 "오늘 병원에 가 정밀진단을 한 결과 부상 부위에 피가 고여 있어 이를 제거했다"며 "생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다른 선수들에 대해선 "특별한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팀 훈련에 앞서 오후 5시40분부터는 이탈리아팀이 경기장을 찾아 잔디 적응을 위한 마무리 훈련 시간을 가졌다. 왼발을 다친 알레산드로 네스타를 제외한 22명의 선수들은 패스 연습과 달리기·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10명씩 팀을 나눠 30분간 미니게임을 했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주전팀으로 추정되는 붉은 색 조끼 팀에서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와 크리스티안 비에리·프란체스코 토티가 함께 뛴 점이다. 그간 교체멤버로 투입됐던 델피에로가 토티·비에리와 함께 발을 맞춘 데 대해 이탈리아 취재진은 "멕시코전 이후 컨디션이 좋아 선발출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니게임이 끝나고 다른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에도 빈첸초 몬텔라·토티·델피에로·마르코 마테라치 등 네명의 전문 키커들은 15분 정도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연습한 뒤 훈련을 마쳤다.

대전=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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