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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성장주, 저가 매수전략 주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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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740.6%.

국내 주식시장에 펀드 붐을 일으켰던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스커버리’ 펀드의 9년간 누적 수익률이다. 펀드가 설정된 2001년 7월 6일 1000만원을 투자한 뒤 그대로 묻어뒀다면 5일 현재 원금에 더한 수익이 8400여만원이 됐다는 말이다. 적립식 투자자의 누적 수익률은 184%였다.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과 비교해도 디스커버리의 성과는 눈에 띈다. 디스커버리와 함께 미래에셋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디펜던스 펀드가 659.72%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고,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 펀드(525.65%)가 뒤를 이었다.

구재상(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기업 이익이나 성장성을 긴 안목으로 보고 종목을 선정한 뒤 이를 저가에 매수해 수익을 추구했던 전략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을 빼고는 펀드가 굴러가는 9년 동안 매년 코스피 수익률을 앞지르는 성과를 낸 데다 복리 효과가 가세하며 누적 수익률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가 선구안을 발휘해 골라낸 대표 종목은 LG화학과 OCI다.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감안해 2006년부터 LG화학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당시 LG화학의 주가는 7만원대 후반이었다. 7일 주가는 28만8000원이었다. OCI는 그의 속을 태우다 대박을 낸 경우다.

“2006년 일본을 갔다가 태양광 발전 모듈사업을 추진하던 일본 샤프사를 눈여겨보게 됐습니다. OCI가 비슷한 사업을 추진해 주식을 샀는데 1년 정도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어요. 마음고생도 많이 했죠.”

2006년 4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2008년 4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구 사장은 “주가는 결국 기업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종목을 잘 선택했다기보다는 한국 기업이 잘했기 때문에 펀드 성과가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이 주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주가에도 이런 부분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등으로 투자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업종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석유화학, 대체에너지, 해외 시장에 진출한 소비재 종목 등이다.

구 사장은 “예전에는 투자자에게 장기투자를 권할 때 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없었지만 디스커버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수익률 기록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펀드를 잘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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