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월드컵 중계 전쟁이 뜨거운 가운데 '제 2라운드' 경쟁이 시작된다. 바로 13일 열리는 지방선거의 개표 방송이다. 각 방송사는 출구조사, 전화 여론조사와 함께 휴대전화·인터넷을 활용, 정확한 결과 예측 보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축구냐, 개표 방송이냐=시청률이 20%를 웃도는 월드컵 경기 중계 대신 선거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방송사로선 큰 손해다. 하지만 나라를 이끌어갈 선량(選良)을 뽑는 일에 소홀할 순 없어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MBC는 오후 5시30분~11시 개표 방송을 한다. 이후 드라마 '로망스'를 방영하고, 코스타리카-브라질전 등 월드컵전을 녹화 중계한다. 다음날 오전 5~8시 선거방송을 한다.
SBS는 '종합 선물세트' 편성으로 차별화했다. 개표방송은 총 4부로 나누고 중간에 오락·축구 생중계·드라마를 끼워 넣었다.
반면 KBS는 오후 5시4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연속으로 개표 방송을 진행한다. 대신 2TV에서는 당일 낮부터 벌어지는 월드컵 축구 네경기를 생중계로 방송한다.
◇당선자 조기 예측 경쟁=개표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6시 투표 마감과 동시에 공개되는 당선자 예측조사 결과다. MBC는 한국갤럽, KBS는 미디어리서치와 코리아리서치 등의 컨소시엄, SBS는 테일러넬슨소프레스와 손잡고 선거 당일까지 예측 조사를 벌인다. 한편 서울·경기·광주 등 접전 지역으로 분류된 선거구를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병행한다. MBC는 출구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개표방송에서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한 여론조사 기법이 등장한다. KBS와 MBC는 올해 처음으로 '모바일 여론조사'를 도입했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설문을 하는 이 방식은 휴대전화와 친숙한 젊은층의 의견을 듣는 데 효과적이다.
방송사들은 또 3D 기법을 활용한 그래픽과 버추얼 화면 등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는 계획이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