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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미국도 모두 파이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월드컵은 전세계의 화려한 스포츠 축제다. 이러한 행사를 아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 정부·대한축구협회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지난번의 한국-폴란드전과 미국-포르투갈전에서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멋진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대표팀이 폴란드를 이기는 것은 충분히 기대할 만한 일이었지만 미국팀이 승리한 것은 분명 이변이었다. 양국이 일궈낸 역사적인 승리는 각각 자국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양국은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오늘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 경기는 양국 모두에게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다. 당연히 양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격돌할 것이고, 팬들은 열광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만의 하나 한국이 패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솔직히 필자는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다. 지난 수십년간 축구 라이벌이었고 과거 전쟁까지 벌였던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앞두고도 경기 종료 후 발생할 불상사에 관한 우려가 많았지만 정작 어떤 난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책임감있는 응원단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한국대표팀에 대한 한국 응원단의 전폭적인 성원과 격려는 놀랍다. 몇몇 사람들은 폴란드전 이후 한국 응원단의 축하와 환호에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으나, 필자는 승리한 후 승리감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 결과는 불행하게도 양국 국민 중 어느 한쪽에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1차전 승리로 양국민이 모두 한껏 고무되고 들떠 있었던 만큼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두 나라의 성숙한 국민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리라고 믿는다. 축구는 스포츠이며, 월드컵은 스포츠 행사다. 모두가 즐기는 가운데 최선을 다해 겨루되, 결과에는 깨끗이 승복하고 훗날 더 잘할 것을 기약하는 것이 스포츠가 아니던가.

한·미 양팀은 오늘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관중 앞에서 최고로 멋진 경기를 선사할 것이다.

승패의 결과를 떠나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한마디 더-. 한국과 미국이 함께 16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해보자. 한국, 미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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