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정부 ‘4대 강 소통’ 입보다 귀를 열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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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선 ‘4대 강 살리기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 행사도 열렸다. 54개 팀 195명의 서포터즈들은 5개월간 대도시 거리 홍보, 블로그 활동 등으로 4대 강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란다. 잘한 팀엔 해외 물 문화 체험 배낭여행 기회도 준다.

4대 강 사업 홍보 강화는 예견돼 있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한 후 국토부 내에선 “4대 강 살리기 사업 홍보가 부족했다”는 자성이 있었다. 4대 강 추진본부 안에 별도의 홍보팀을 꾸린 것도 그 즈음이다.

일부 세력이 ‘살리기’를 ‘죽이기’라고 오도한다는 생각, 억울할 수 있다. 정확한 정보 전달,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홍보로만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홍보보다 더 중요한 게 소통이다.

추진본부의 트위터에 들어가 보라. 거기엔 ‘@’이 빠져 있다. 트위터에서 @은 특정인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된다. 공공기관이 질문한 시민에게 답변을 할 때 주로 이런 형태를 띤다. 그러나 국토부의 트위터에는 @이 몇 개 없다. 최근에야 몇 개 들어가 있다. 대개 비슷한 내용이다. 나머지는 추진본부가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식이다. 오보입니다, 잘못된 정보입니다….

온라인뿐이 아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주말이면 빠짐없이 4대 강 현장을 찾는다. 지난주에도 1박2일로 낙동강을 다녀왔다. 홍수에 대비해 일정은 더 빡빡해졌다. 반면 반대론자들과의 대화는 빠듯한 일정 때문에 뒤로 밀리곤 한다. “지역주민들은 좋아한다. 반대하는 곳은 일부 시민단체뿐”이라며 그런 대화를 내켜 하지 않는 표정도 읽힌다. 하지만 때론 메아리 없는 외침보다 나지막한 대화의 울림이 더 크다. 입보다 귀를 먼저 여는 게 소통이다.

권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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