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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월드컵에서도 승리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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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환경보존을 위한 비상대책이 없으면 30년 내에 지구촌은 황폐화할 것이다." 오늘 제30회를 맞은 세계 환경의 날에 앞서 지난달 유엔환경계획(UNEP)이 보고서를 통해 전망한 미래의 지구 모습은 매우 비관적이다. 현재 지구가 환경적 측면에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경고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해당된다.

무분별한 개발과 서식지 파괴로 전세계 포유류의 24%인 1천1백30종과 조류의 12%인 1천1백83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개발전략이 바뀌지 않을 경우 앞으로 30년 내에 지구 전체 육지의 3%가 콘크리트로 뒤덮이고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끔찍한 예측도 나온다. 동물이 살지 못할 정도로 파괴된 자연은 인간의 생명도 위협할 것이다.

오는 8월 유엔이 여는 지속가능 발전 세계 정상회의에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도시의 대기와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으나 서울의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아시아 지역 15개 도시 가운데 각각 넷째와 둘째로 높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를 보여준다. 이러다 거리로 나가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생태계 파괴도 계속되고 있다.

쓰레기로 거대한 산을 이뤘던 서울 상암동 일대가 월드컵 경기장과 자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해 세계인의 축구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구에 복원의 기회를!'이라고 내건 올해 환경의 날 주제에 걸맞은 환경 복원 모범사례에 많은 방문자가 놀란다.

정부는 '환경 월드컵'을 표방해 쾌적하고 청결한 대회가 되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5만 관중이 1회용컵 한개씩만 아껴도 쓰레기 1t을 줄이고 30년생 원목 20그루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죽음의 땅이 희망의 숲으로 변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환경 월드컵'에 동참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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