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배 뾰족하면 딸, 펑퍼짐하면 아들? 임신부 속설 근거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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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신 4개월째인 33세 여성이다. 주위 어른들이 임신한 배 모양이 뾰족하면 딸, 펑퍼짐하면 아들이라고 하는데···.

A ‘임신부의 배 위쪽이 불룩하면 아들, 아래쪽이 나오면 딸’. ‘배가 뾰족하면 딸, 펑퍼짐하면 아들’. 임신부의 배 모양을 통해 성 감별을 하는 속설들이다. 하지만 태아의 성별을 맞힐 확률은 50%다.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태아 성 감별에 대한 속설은 배 속의 태아를 보지 못했던 과거, 경험론에서 나왔다고 불 수 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수정) 10일이 지나면 난자는 자궁에 도달해 착상하고,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태반이 형성된다. 임신하지 않았을 때 자궁 크기는 달걀만 하다. 임신 기간에는 500~1000배로 커진다. 동양 여성의 평균 자궁 길이는 7㎝, 너비 5㎝, 두께 2.5 ㎝, 무게 50~60g이다(『베이비플랜』, 박문일 지음).

수정 후 1개월이 지나면 태아의 신장은 약 0.5㎝가 된다. 임신한 여성의 배에 임신한 태가 나기 시작하는 것은 17~20주다. 태아의 신장과 체중이 각각 약 25㎝, 300g이 된다. 임신부의 배 모양은 태아의 크기, 태반의 위치, 임신부의 골반 등 해부학적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태아는 32~33주에 머리가 아래로 향하며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한다. 하지만 옆으로 누워 있거나 거꾸로 있기도 하며, 이것이 배 모양에 영향을 준다. 임신부의 자궁 모양도 제각각이다. 각진 경우도 있고, 하트 모양도 있다.

산모의 체격도 시각적으로 임신부의 배 모양을 결정한다. 체중이 늘지 않고 날씬한 사람은 배 모양이 뾰족할 수 있다. 임신부의 골반이 크면 펑퍼짐해진다. 자궁 속 태반의 위치가 다양한 점도 원인이다. 보통 태반은 자궁 뒤 위쪽에 위치하는데 정자와 수정한 난자가 자궁에 착상하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적으로 산부인과 진료에 초음파가 적용된 것은 약 40년 전이다. 국내에는 2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돼 태아 성 감별에 대한 속설이 해소됐다.

황운하 기자 , 도움말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양재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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