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일부 유가족들, 팔루자 난민 돕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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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라크 바그다드 서부의 팔루자 전투에서 사망한 미군 유가족들이 또 다른 피해자들인 팔루자 난민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가족들은 60만달러(약 6억3000만원)어치의 구호물품과 의약품을 싣고 26일 요르단으로 향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족들은 평화단체와 의사단체, 9.11테러 희생자 유족 등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10만달러를 모금했다. '중동어린이연합'과 '오퍼레이션 미국' 등 인도주의 단체들은 50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기부했다.

유족 로사 수아레즈씨는 "이번 행사는 이라크 국민을 위로하고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은 내 아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지만 무고한 이라크인들의 목숨도 너무 많이 빼앗았다"며 "더 이상 죽이는 일을 멈추고 이라크 어린이들을 도와야 할 때"라고 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지난달 8일 시작한 팔루자 대공세에서는 최소 71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이라크인 2000여명도 희생됐다. 이 중 민간인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군이 다시 통제하고 있는 팔루자는 기반시설이 대거 파괴됐다. 대공세를 피해 피란 길에 올랐던 팔루자 주민 중 900여명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라크 정부는 귀향한 가족에게 즉시 100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가옥 피해 등에 대해 최대 1만달러까지 보상해 주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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