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예술이 만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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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한·일 월드컵을 주제로 한 대규모 국제미술전이 오는 6월 4~16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광화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프랑스 파리의 앙리코 나바라 화랑과 갤러리 현대가 공동으로 기획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이다.

구미와 아시아 등 19개국 작가 70명이 축구와 월드컵을 주제로 비디오 아트·누보레알리즘에서 신구상회화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출품한다.

이번 전시의 원형은 앙리코 나바라 화랑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기념해 열었던 '몽디알(Mondial,세계):80명의 아티스트'전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월드컵 참가국 작가 80명이 참여했던 전시를 같은 취지로 재기획한 것이다.

참여 작가로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누보 레알리즘의 대가 아르망(프랑스), 신구상계열의 산드로 키아(이탈리아), 제프 쿤스(미국) 니키드 생팔(프랑스) 등 세계적인 대가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한국작가는 98년 프랑스 전시에 참여했던 김창열·이종상·신성희·백남준씨를 포함해 모두 19명이다.

백남준씨의 '무제'는 TV 모니터 10대와 원색의 축구공 10개를 둥글게 설치했다. 원형은 축구공·지구·인간의 얼굴을 나타내며 모니터에서는 축구중계 이미지가 쏟아져 나온다.

아르망의 오브제 작품 '사치, 분노, 쾌락'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짜인 격자구조 틀에 15개의 축구공을 담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지해씨는 올해 파리 오트 쿠튀르 패션쇼에 출품했던 'Follow Me'를 다시 내놓는다. 축구공을 구성하는 5각과 6각의 조각 형태를 파란색 실크 위에 문양화한 작품이다.

아이슬란드의 에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배경으로 슛 하는 축구선수의 역동적 모습을 담은 '발드마른을 위한 월드컵'을, 축구광인 김창열씨는 물방울을 축구공으로 바꾼 '월드컵 축구'를 출품한다. 중국 작가 리우 다홍은 혁명을 부르짖는 시위대와 골대로 슛을 날리는 축구선수의 모습을 중첩시킨 '혁명의 공'을 내놓는다.

개막일인 4일 오후 2시에는 갤러리 현대에서 서울 교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모래로 그리는 축구' 행사가 열린다. 축구선수 복장의 퍼포머 3명이 모래를 바닥에 뿌려 어린이들과 함께 축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관람료 일반 5천원, 학생 3천원.02-734-6111.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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