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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大生 인수 배수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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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한생명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 컨소시엄이 6월 말까지 협상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공식선언함으로써 대생 매각이 중대 국면을 맞았다.

한화그룹 박종석 부회장은 27일 서울 장교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최근 공적자금위원회 산하 매각심사소위가 대생 기업가치 평가기준일을 올 3월 말로 바꾸려 하고 있으나 이는 국제입찰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 측은 "대생 가치 평가 기준일은 당초 지난해 3월 말이었는데 협상 과정에서 지난해 9월 말로 바뀌었다"며 "오릭스 등 해외파트너를 간신히 설득해 바뀐 기준일로 실사까지 마친 마당에 또다시 기준일을 바꾸려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와 한화컨소시엄은 지난 3월 15일 공자위와 컨소시엄 참여기업 이사회의 승인을 조건부로 대생의 기업가치를 1조5백억~1조1천억원으로 평가한다는 데 잠정 합의를 했었다.

박부회장은 특히 공자위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한화의 인수자격 문제와 관련, "인수 자격 적정성 여부는 지난해 10월 인수의향서 제출 때 이미 논의가 끝났어야 할 사안"이라며 "예보와 가격합의까지 마친 마당에 다시 문제를 삼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화 측은 "만약 대생 인수 포기가 결정된다면 금융업을 중심으로 짰던 그룹 발전 계획을 전면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생 인수협상 지연으로 그룹이 입은 경제적 손실과 명예 훼손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부회장은 "지난 2월 입찰을 포기한 미국 메트라이프가 만약 지금까지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면 평가 기준일을 번복하는 행태를 보일 수 있겠는가"라며 "이는 국내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대한생명의 적절한 가치 평가는 물론이고,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에 따른 부작용이나 재부실화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사항을 검토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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