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재투표 D-2] 동서로 갈라진 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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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예프를 통과해 흑해로 흘러들어가는 드네프르강에 의해 동서로 양분돼 있다. 동서는 역사.문화.종교적으로도 크게 다르다. 이것이 정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근본요인이다.

동부는 1654년부터 350년 이상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오며 러시아화가 진행됐다. 반면 서부는 20세기 초까지 폴란드.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종교적으로도 동쪽은 러시아 정교가 우세한 데 반해 서쪽은 그리스 정교 계통의 동방귀일교를 주로 믿는다. 이런 영향으로 지금도 동부지역은 친(親)러 성향이 두드러진 반면 서부지역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와 친서방 성향이 강하다. 동부는 일찍부터 광산을 배경으로 공업이 발전해 왔다. 옛 소련은 이 지역에 석탄.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공업을 일으켰다. 반면 서부는 농업이 주류다. 옛 소련 시절에도 개발에서 소외됐다. 동서 갈등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어김없이 표출돼 왔다. 특히 1994년 레오니트 쿠치마 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동부에서 80%의 몰표를 얻었다. 상대후보 쿠라프추크는 서부에서 94%를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야누코비치는 동부, 유셴코는 서부에서 일방적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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