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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떼줄테니 나가라"… GM 또 직원 줄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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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일부 사업부를 종업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회사규모를 줄이는 2단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디트로이트 뉴스.CNN머니 등 미국 언론은 GM이 미국 내 사무직 인력을 줄이기 위해 내년 초 직원들에게 조기 퇴직과 종업원 인수(EBO)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업원 인수는 기업이 매각하려는 사업부나 계열사를 종업원이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GM은 얼마나 많은 종업원이 이번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마이클 허터 GM 대변인은 "이 프로그램은 GM의 노동력을 사업의 필요성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라며 "자발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원규모를 예상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3만8000명의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가 많고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은 조기퇴직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고, 젊은 직원들의 경우 종업원 인수 제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GM 직원의 평균 연령은 45세다.

GM은 최근 세계 각국에 있는 공장에 대해 비용절감 노력을 해왔다. 시장점유율 하락, 자동차 부문 수익 감소, 의료.연금 비용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올 3분기까지 GM은 지난해(28억달러)보다 많은 30억달러를 벌었지만, 이익의 대부분이 자동차금융.보험.주택담보대출 등 자동차 이외의 부문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에서 GM은 매년 6억65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공장 통합과 1만2000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도 구조조정 작업이 잇따를 예정이다. 내년 여름 볼티모어의 조립공장을 폐쇄하고 뉴저지 린든에 있는 조립공장도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GM은 내년 1분기 자동차 생산을 7.1% 줄일 예정이다. 데이비드 콜 자동차연구센터(CAR) 회장은 "GM은 비용을 줄이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GM은 내부 인력 감축 목표를 초과했다. 2001년과 2002년에 사무직의 10%를, 지난해에는 3~7%를 감축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그 결과 2000년 4만4000명에 달했던 미국 직원이 요즘에는 3만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종업원 인수(EBO)란=기업의 사업부나 계열사를 종업원이 중심이 돼 인수해 독립하는 방식으로 경영진 인수(MBO)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MBO가 새로운 경영진에 의해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반면 EBO는 종업원에는 확실한 고용안정을 준다. 경영진에는 보다 유연한 보상체계를 통해 비용 감소라는 효과를 가져온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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