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사, 남 대사 팔 잡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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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남북 간 신경전이 남아공 월드컵 현장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에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 초청 개막식에 참석한 안희정 주남아공 북한대사는 김한수 주남아공 한국대사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뜨자 뒤따라와 김 대사의 한쪽 팔을 움켜잡고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요”라고 위협 조로 말했다.

소식통은 “우리 정부가 해외 공관을 통해 각국 정부에 천안함 관련 대북 규탄 성명을 내달라고 호소하며 외교전을 벌인 것에 따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남아공은 한국과는 1992년, 북한과는 98년 수교했다. 북한과 수교했거나 북한과 가까운 나라가 많은 아프리카에서는 53개국 중 케냐·모로코·콩고민주공화국·보츠와나 4개국이 천안함 관련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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