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집중! 남북 핑퐁대결

중앙일보

입력

29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남북한 및 중국의 친선 탁구대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동안 남북 스포츠 교류에 주요 메뉴였던 탁구가 다시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다른 종목에서도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은 물론 남북 대결이다. 특히 김경아(대한항공)와 김현희(25)의 맞대결이 흥미를 끈다. 김경아는 한국 여자탁구의 에이스, 김현희는 북한의 간판 스타다. 두 선수는 지난 8월 아테네 올림픽 여자복식 8강전에서 맞대결했다. 결과는 석은미와 조를 이룬 김경아가 김향미와 호흡을 맞춘 김현희조를 상대로 4-2 승. 세계 랭킹으로도 김경아(6위)가 김현희(28위)보다 높다.

"탁구 여왕 장이닝을 잡아라"

하지만 라켓 양면에 이질 러버를 쓰며 다양한 공격을 퍼붓는 김현희의 스타일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경아가 세계 랭킹 1위인 '탁구 여왕' 장이닝(중국)에게 설욕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수비 전형의 김경아는 지난 8월 아테네 올림픽 준결승에서 장이닝에게 0-4로 완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는 북한팀의 전력이 베일에 싸여 있지만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이끄는 한국의 우위가 조심스레 점쳐진다. 북한의 정경철.이철승.이강일.우수영 등은 국내 탁구인들에게도 비교적 낯선 선수들이다.

스포츠 남북교류 활력소 될 듯

중국의 전력은 이번 대회에도 만만찮을 듯하다. 특히 여자팀의 장이닝.궈옌.린링 등은 세계 탁구계에 널리 알려진 스타들이다. 남자팀의 후잉차오.탕펑 등도 왕하오.마린 등 에이스급에는 못 미치지만 국제대회에 자주 참가해 낯설지 않다. 왕하오는 이번 대회에 빠져 유승민과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실업탁구연맹 관계자는 "중국은 워낙 선수층이 두꺼워 어느 하나 만만한 선수가 없다"며 "북한 역시 수준급 실력을 갖춰 방심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 탁구협회가 주선=대회 추진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왕하오가 유승민에게 진 뒤 중국 내에서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계기다. 당초엔 남북한이 단일팀을 이뤄 중국과 맞대결할 계획이었으나 시일이 촉박해 3개국 대회로 치르게 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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