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진 한나라 후반기 院구성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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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6대 국회 후반기 원(院)구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임기(2년)는 오는 29일 끝난다. 후반기 의장단 구성은 25일까지 하도록 돼 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한 만큼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국회 의사일정을 책임지는 운영위원장도 한나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이규택(揆澤)신임 원내총무는 19일 "원내 제1당의 몫을 반드시 찾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의 박관용(朴寬用)전 총재권한대행을 내정했다. 朴의원은 김영삼(金泳三·YS)정부 시절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 그가 의장으로 선출될 경우 YS와의 관계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석은 1백33석으로 국회재적 과반수에 2석 모자란다. 그러나 자민련을 탈당한 함석재(咸錫宰)의원이 의장 선출 때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고 나머지 1석을 확보하기 위해 자민련·무소속 의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은 "金대통령이 탈당했지만 집권당의 위상은 조금도 바뀐 게 없으므로 의장·운영위원장은 전반기처럼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에선 김영배(金培·6선)·조순형(趙舜衡·5선)의원이 의장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의석이 1백15석에 불과해 한나라당과의 대결에서 자신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가 "후반기 원 구성은 6·13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도 가능한 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뜻에서다. 그런 가운데 이만섭(萬燮)국회의장은 "각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완전 자유투표로 새 의장단을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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