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모가 5만4,0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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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17~18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 KT(옛 한국통신)의 공모가격이 5만4천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KT의 16일 종가 5만4천8백원보다 1.37% 할인 된 것이다.

<본지 5월 15일자 39면>

전문가들은 KT의 전망을 밝게 보는 장기 투자자라면 청약에 참가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민영화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약에 참여해 주식을 받는 투자자는 1개월 후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를 우선적으로 배정받는다. 전환가격은 공모가보다 10%할증된 5만9천4백원이다. EB의 만기보장 수익률은 연 4.4%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게다가 KT 주가가 지난 4월 초 6만3천원대에서 5만4천원대로 떨어진 만큼 저가 메리트(이점)도 커졌다.

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삼성·SK 등 대기업들이 지분 입찰에 참여하고 민영화 이후 외국인들이 지분을 늘린다면 KT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장중 주식 매입과 공모주 청약 참여 두 가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KT 주식을 확보해 단기적으로 시세 차익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삼성 등 대기업들이 막판에 지분참여를 거부한다면 정부 지분 매각에 차질이 생겨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LG전자만 주식 1%, EB 2% 등 모두 3%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 연구원은 "다음주 KT 주가는 삼성·SK 등이 지분 인수에 참여하느냐에 달렸다"며 "이들이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기관투자가들이 청약에 참여해 받아간 주식 물량을 주가가 오를 때마다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교환사채 물량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투자가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에 참가하려면 공모 주간사인 삼성·현대·LG투자증권이나 청약업무 취급을 하는 굿모닝·대신·대우·동원 증권의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청약증거금은 1백%, 최저 청약 한도는 10주다. 청약은 첫날인 17일에는 오전 10시~오후 4시, 18일은 오전 9시~낮 12시다.

주식을 청약받지 못한 자금은 20일 되돌려 준다. EB 청약은 21일 실시된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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