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제 시작일뿐" 민 주 "원칙따라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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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홍걸씨의 검찰 소환을 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홍걸씨 소환을 계기로 이른바 '홍3 게이트' 정국에서 벗어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부산을 방문한 노무현(武鉉)후보는 "모든 사람이 (홍걸씨가)감옥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할텐데, 그렇게 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범구(鄭範九)대변인은 "대통령 아들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사태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이란 점을 부각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아들을 구속했다는 핑계로 진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하면 대통령의 남은 임기도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부패의 최후 몸통으로 지목받는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金대통령을 거듭 압박했다. 이재오(在五)총무는 홍걸씨 입국 과정에서의 빼돌리기 의혹과 관련,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청와대와 국정원·검찰이 총출동해 특권을 누린 것처럼 보인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여야는 검찰의 공정성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의 불공정성을 제기한 후보의 15일 발언을 뒷받침하며 공세에 나섰다.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은 "검찰이 우리당 관련 사건은 엄정하게 하면서 한나라당의 세풍·총풍사건은 공명정대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하나도 진행되지 않은 사건도 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후보도 "검찰이 큰 목소리에 밀리는 느낌이 있다. 야당이 떠드니까 여당 수사는 철저히 한다. 그쪽의 요구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대쪽 문제엔 소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후보는 "세풍 등에 대해 굉장히 미심쩍게 넘어간 인상이 짙다"며 이회창(會昌)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게이트 정국으로 수세로 밀리고 있는 데 부담을 느낀 민주당이 여론을 호도,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술수"라고 역공했다.

자민련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云永수석부대변인)고 말했다.

이정민·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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