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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부총리에 현역 將星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북한은 지난달 29일 내각에 수도건설위원회를 신설하고 부총리 겸 수도건설위원장에 현역 장성인 신일남 인민보안성 부상(상장)을 임명했다.

이번 조치는 그가 오랫동안 인민군 공병국에서 근무했고 북한에서 손꼽히는 건설 전문가라는 점에서 앞으로 평양과 평양 인근의 위성도시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신일남 부총리가 완전히 전역한 것이 아니어서 다시 군복을 입고 인민보안성이나 인민군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한에서 주요 정무직에 등용될 때 군에서 완전히 예편하는 것과 달리 북한에서는 군과 민을 비교적 자유롭게 넘나든다.

현직에 있는 인물로는 이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병률 중앙재판소(대법원격)소장이 대표적이다.

부위원장은 1977년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재직 중 갑작스럽게 예편했다가 무려 11년 만인 98년에 차수로 승진해 군복을 다시 입었다. 반대로 金중앙재판소장은 평안북도당 책임비서로 20여년 동안 활동해 오다가 92년 소장 계급을 달고 군문에 들어와 대장까지 승진한 후 98년 9월 지금의 자리에 임명되면서 군복을 벗었다.

군과 민을 여러 차례 오간 경우도 있다. 이철봉 현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은 인민군 소장으로 전역해 74년 정무원(현 내각) 육해운부장으로 임명됐으나 86년 다시 군복을 입고 사회안전성(현 인민보안성) 정치국장에 임명됐다. 그는 3년 후 다시 정무원 도시경영부장으로 민간에 복귀했다가 99년 현재 자리로 옮겼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당·정(내각) 사이보다는 덜 하지만 당·정과 군대 간의 인사교류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혁명 1세대'들이 대부분 군인으로 당·정·군의 요직을 겸직했던 유풍(遺風)과 군 우대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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