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야구공 보관한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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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냉장고에 넣어놓은 야구공은 불법인가.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가 냉장창고에 공을 보관, 사용해 오다 들통나는 바람에 구설수에 올랐다.

로키스는 올시즌부터 공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냉장창고에 공을 보관해 왔다. 습도 40%로 조절된 서늘한 창고 속에 있었던 야구공은 투수 손에 잘 달라붙어 구위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속이 바싹 말라 있는 공보다 조금 더 무거워 타구의 비(飛)거리를 줄이는 효험까지 발휘했다.

로키스가 남의 눈을 피해 비밀창고를 지었던 이유는 바로 홈구장 '쿠어스필드'의 특성 때문. 로키산맥의 자락에 위치한 콜로라도 덴버가 해발 1천m 이상의 고지대로 공기가 희박, 저항이 적기 때문에 타자가 친 공은 평지보다 멀리 날아간다. 쿠어스필드는 '투수의 무덤'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을 정도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야구팬 사이에는 "유치한 발상이다" "지역 특성상 야구공 관리에 방법이 다를 수 있다"며 찬반논쟁이 붙었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보관 방법 자체를 잘못으로 볼 수는 없으나 조사단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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