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예술… 모두 예술가 한국 전체가 전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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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2102년 4월 1일 MKS [9:00 뉴스] 세계 최대 축제 "제54회 광주비엔날레"가 오늘 오픈합니다.

▶엄귀영 앵커:요즘 온 국민이 예술가로서의 활발한 활약을 벌이고 있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에 온 국민의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할 수 있는 '제54회 광주비엔날레'의 오프닝, 그 열기가 대단합니다. 손석휘 기자입니다.

▶손석휘 기자:이곳은 이제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 오픈 행사장입니다. 세계 최대 비엔날레임을 증명하듯 곳곳은 수많은 관람객과 전세계 언론의 취재 열기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엄 앵커:손기자. 최근에는 온 국민 예술가 열풍으로 거리마다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것이 생활화되어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런 뜨거운 국민열기를 바탕으로 국민 대다수의 작품이 전시되었다죠. 몇 작품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손 기자:네, 모든 작품은 생활 그 자체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어 '온 국민이 예술가'라는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각 지역마다 복합문화 전시장이 생기면서 각 도별 주민 추천에 의해 다수의 작품이 광주비엔날레에 출품 되었습니다. 이들 작품 중 몇 가지만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환경미화원인 김환경님의 전시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자신의 청소용 빗자루를 이용하여 빗자루가 남긴 자리와 모양을 작품으로 구상해 이를 전시하고 있으며,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방님의 전시는 매일 굽는 빵을 소재로 판매와 소비자의 식생활까지 연결시킨 대규모 전시를 설치하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엄 앵커:경기도에서는 일반적인 반상회를 문화 반상회로 바꾸고 작품을 전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온 국민이 예술가' 열풍이 대단하다고 하던데요.

▶손 기자:최근에는 경기도뿐 아니라 전 지역에서 유행처럼 문화 반상회가 번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대학 및 중고등학교 축제에서는 학교별 전시를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 일년 내내 각 학교 전시회가 페스티벌처럼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적 열풍에 힘입어 우리 나라가 세계적인 문화강국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문화관광부를 통해 전 세계 정부의 자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문화(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10여년 전부터 전국 동 단위로 전시회를 열고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예술과 가깝게 하려는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이제 그 위력을 전세계로 떨쳐 보이고 있습니다. "모든 생활이 예술이다"라는 국민의식이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아 국민 모두 '예술가'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손 기자:'진정한 아름다움의 숫자는 진정한 예술가의 숫자와 같다'라는 말이 있지요. 이제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은 예술가가 되어버린 우리 모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9:00 뉴스 손석휘였습니다.

내가 상상하는 세상은 위의 뉴스보다도 한발 더 앞서 '예술가'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예술'은 마치 '사랑'처럼 우리 마음에 깔려있는 본성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많이 한다고 해서 '사랑가'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예술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첫사랑의 애절함과 아쉬움에 사랑을 조금씩 알아가듯 모두가 예술을 한다. 사람들은 예술을 쉽고도 어려우며, 고상하듯 유치하며, 아름다우면서도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이 모습 또한 꼭 사랑 같지 아니한가. 사랑은 가르치는 학교도 없고, 능통한 선생님도 없듯이 예술 또한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끼는 생활이고 삶인 것이다.

예술은 박물관에 놓여진 작품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생활 한 부분이 세상이라는 커다란 뮤지엄에 전시된 것이다. 환경미화원이 남보다 일찍 일어나 거리를 치울 때 거리는 마치 화가의 캔버스이며 빗자루는 붓이 된다. 또 제빵사가 빵을 구울 때 더 맛있게 더 고소한 향을 내기 위한 창조, 택시기사가 승객을 좀 더 안전하게 또 친절하게 모시고자하는 노력이 생활의 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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