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민문화여성회관 수강생자치회 김예분(오른쪽) 회장과 조순덕 총무가 23일 아동복지시설에 후원금 등을 전달한 뒤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조영회 기자]
후원금 총 1000만원은 이들 수강생이 여성회관 앞 광장에서 바자를 열어 모았다. 각 과목 ‘학생’들이 여러가지 생필품을 팔았다. 주부 수강생들이 서로 팔고 샀다. 천안 내 기업들도 도왔다. 비비안이 여성속옷을 싼 값에 내놨고 천안에 물류센터가 있는 금강제화는 고급 운동화를 1만원에 팔았다.
김 회장은 “뭔가를 배우기도 하고 남을 도울 수 일도 할 수 있는 시민여성회관 수강이 나에겐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다”며 “하반기 수강계획도 이미 잡아놨다”고 귀띔한다.
조 총무가 거든다. “좋은 강사님들한테 배우는 것도 많지만 수강생들끼리 친해지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며 “저같은 경우 김 회장님 처럼 나이 드신 인생 선배님들로부터 익히는 생활 지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수지침을 배우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과 아이들 키우느라 자신만의 시간을 이제야 가지게 됐다. 친구들에게서 여성회관 교육과정에 대해 얘기만 들었지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 직장 생활을 접으면서 기회가 왔다.
지난 3개월이 너무 즐거웠다. 천안 다가동 주공4단지 사는 김 회장은 아파트 부녀회장을 지내는 등 아파트 자치활동에도 열성이다. 부녀회에선 가끔 아파트 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다녀온다. 그 때마다 체하거나 다치는 분들이 많아 응급처치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아직 남에게 본격 시술할 단계는 아니지만 조만간 중급과정을 배워 자격증도 딸 생각이다.
남편의 새끼 발가락에 박힌 티눈을 3주에 걸친 수암봉 치료로 말끔히 낫게 했다.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다가 아내가 그걸 치료해줬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남편은 “다음 번엔 또 뭘 배울거냐”며 김 회장을 대견해 한다.
조 총무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호서대 학점은행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배우고 있다. 예전부터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그가 체계적인 학문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학 석사 출신인 여성회관 홍 관장이 적극 응원하고 있다. “조 총무는 의욕적이고 활동적이라 계속 공부하면 대성할 것”이라고 박수를 보낸다. 그는 컴퓨터 활용능력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주로 엑셀 프로그램 활용을 강의하는 데 사회복지사 업무 상 꼭 필요하다. 그는 “여성회관에서 주요 포스트를 잇는 셔틀버스도 운행해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반기엔 동화구연을 배울 작정이다. 아파트 경노당에서 심심하게 지내시진 어르신들께 옛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아동복지시설 방문 땐 아이들에게 동화를 재미있게 전해주고 싶다. 배울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