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자파 DNA 손상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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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사람의 유전자(DNA)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휴대전화 전자파가 두통.구역질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다. 그러나 인체에 항구적으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는 처음이다.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유럽 7개국 12개 연구팀이 4년 동안 전자파가 인체.동물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전자파에 실험실에서 배양한 동물과 사람의 세포를 노출시켰다. 그러자 세포의 이중나선 DNA 사슬이 한 가닥이나 두 가닥씩 절단됐다. 노출 시간이 길어지고 전자파 강도가 셀수록 절단은 더 많아졌다.

손상된 DNA는 자체 복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 세대의 세포에도 손상이 계속 남아 있었다. 이것은 전자파가 DNA 변형을 일으켰다는 것을 뜻한다. 변형된 DNA는 암의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실험에서 사용된 전자파 흡수율(SAR)은 0.3~2W/kg이었다. 대부분 휴대전화의 전자파 흡수율은 0.5~1W/kg이다. SAR은 인간의 신체 조직에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의 비율이다. 국제비전리복사방호위원회(ICNIRP)가 권장하는 SAR 한계치는 2W/kg이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인체에 해롭다는 것을 직접 입증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유선전화를 쓰거나 휴대전화에 헤드셋(이어폰)을 연결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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