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음료 월드컵 특수… 사활건 '진검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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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처음으로 월드컵이 열린 곳은 남미의 우루과이였다.

때는 1930년. 일찍이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코카콜라가 유럽, 남미등으로 해외진출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코카콜라는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에게 무료로 콜라를 나눠주면서 월드컵과 길고도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월드컵 공식후원업체가 된것은 이후 44년이 지난 74년 서독 월드컵 대회때부터다. 그때까지 월드컵에는 공식후원업체나 공식파트너니 하는 제도자체가 없었기때문이었다.

코카콜라는 월드컵 마케팅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힌다. 월드컵의 홍보 효과를 초기부터 간파해온 코카콜라는 무료 음료제공에서부터 경기장 옥외광고를 처음 게시(1952년)하는등 월드컵 마케팅이란 전인미답 (前人未踏)의 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해왔다.

이번 월드컵에도 공식후원업체인 코카콜라는 한국지사를 통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고있다. 눈에띄는 것은 대규모 응원단 선발이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가 구매한 코카콜라 제품 코드를 입력하면 추첨을 통해 2천3백31명의 월드컵 응원단을 선발한다.

코카콜라뿐 아니다. 다른 국내의 많은 식품 음료업체들에게도 이번 월드컵은 그냥 지나칠 수없는 절호의 '대박' 홍보 기회다. 식음료업체들이 월드컵 같은 초대형 이벤트를 활용하려고 애쓰는것은 제품이나 기업의 이미지가 곧바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많은 업체들이 월드컵과 직간접 연관될 수있는 각종 행사를 기획하는등 대목 잡기에 열중하고있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가 아니더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있다. 공식후원업체와 관계를 맺는것이다.

농심은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현대화재해상보험 과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을 하면 2천2명에게 16만원씩 총 3억2천32만원의 현금을 주는 파격적인 행사를 벌이고있다. 신라면등 제품 포장지에 있는 '16강 기원 대축제'라는 글씨를 엽서에 오려 보내면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고른다.

한국 피자헛은 지난달부터 이달중순까지 한달간 공식후원업체인 KFT의 멤버스카드를 갖고 피자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는 휴대폰, 피버노바 축구공등을 받을 수있는 즉석복권식 행운권을 주고있다.

월드컵이나 16강등의 용어를 쓰지 못하는 다른 비공식업체들은 이른바 '쉐도우'(그림자) 마케팅에 나서고있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월드컵의 분위기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축구국가대표팀에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등이 있다.

스포츠음료 브랜드인 '네버스탑'을 내세운 해태음료는 지난해 대한체육회와 공식계약을 맺고 국가대표팀에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있다.

대상은 부설 식품연구소가 특별히 개발한 '순창 인삼고추장'을 축구국가대표팀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표 선수들이 이고추장을 먹고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상은 아울러 '햇살담은 진간장', '순창 쌈장' 등 장류제품도 대표팀에 제공하고있다.

또다른 방법은 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행사를 후원하는 것이다. 스포츠음료인 포카리스웨트을 내놓고있는 동아오츠카는 5월29일부터 6월3일 사이에 세계 어린이 평화 풋살(미니축구)대회를 후원한다. 이대회는 유엔 국제아동구호기금(UNICEF)한국위원회와 한국 스카우트연맹이 공동 주관하는 세계평화아동축제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제정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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