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절단 黑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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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제3보 (38~54)=로 달려 41까지 徐9단은 빠르게 안정을 서두르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예상 외의 변화가 일어났다. 李4단이 8분여의 장고 끝에 좌변을 팽개치고 상변 42로 직행했고 徐9단은 속으로 생큐를 연발하며 43으로 끊어버린 것이다.

-43은 매우 아픈 곳인데 李4단은 왜 방치했을까.

"상변이 급하다고 본 것이다."(徐9단)

'참고도' 백1로 지키면 중앙 백진이 위력적이다. 그것이 43의 절단으로 무참히 뭉개지고 말았다. 열심히 쌓은 중앙인데 그것이 단칼에 날아가고 있다. 상변은 이런 아픔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큰 곳일까.

"백은 무조건 '참고도'처럼 지켜야했다."(徐9단)

-그때 흑이 손빼고 상변을 둘까 겁을 낸 것일까.

"아니다. 흑은 미생이라 손빼지 못한다. 한수 지켜야 한다."(徐9단)

그래서 '참고도' 흑4까지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아마도 이런 정도가 쌍방의 최선일 것이다.

李4단은 이 그림에서 흑4의 곳을 뺏기는 것이 싫어 42로 육박하는 강수를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43의 절단으로 백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됐다.

-51로 바로 상변에 두는 것은 어떤가.

"51을 두지 않으면 흑이 여전히 미생이다. 위험한 전투다."(徐9단)

徐9단은 51 정도로 우세를 확신하고 있었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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