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덮기용 위장 脫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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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위장 탈당이고 위장 절연이다."(한나라당 南景弼대변인)

6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선은 불신과 의혹에 가득 찼다. 대통령 가족과 여권 실세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면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DJ 후계자'로 각인시키려는 전략이 구사됐다.

이날 주요 당직자들은 일제히 "진정한 탈당이 되려면 대통령 세 아들 등에 대한 특검제와 국정조사·TV 청문회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비상 중립내각 구성과 대통령의 내정 2선 퇴진 요구도 되풀이했다.

이재오(在五)총무는 "국민의 시선을 돌려 세 아들 비리를 덮고 노무현 후보를 위해 '민주당=DJ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총무는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임동원·이기호(起浩)특보, 신건(辛建)국정원장이 물러나야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선언을 믿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南대변인은 "신뢰를 잃은 대통령은 외교·국방에만 전념하고, 영부인은 조사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당무회의에선 "대통령 세 아들에 이어 이희호 여사까지 비리 연루 의혹이 나오는 만큼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는 이유로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제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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