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이희호여사 주선으로 홍걸씨, 포스코會長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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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를 통해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을 고가에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옛 포항제철)의 유상부(常夫)회장이 2000년 7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를 만났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포스코 대변인인 유병창(炳昌)홍보담당 전무는 5일 "회장이 당시 서울 성북동에 있는 포스코 영빈관 '영광원'에서 홍걸씨를 만나 벤처기업과 국내외 비즈니스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무는 "당시 만남은 이희호(姬鎬)여사가 회장에게 홍걸씨를 한번 만나 사업상 조언을 해줄 것을 요청해와 이뤄졌다"고 말했다.

회장은 홍걸씨와 만난 직후 자회사인 포스텍기술투자 이전영(銓榮)사장에게 홍걸씨를 소개했으며, 사장은 같은 해 8월께 최규선씨를 대동한 홍걸씨를 만나 사업상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1년 4월 崔씨는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사 등 여섯곳에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宋在斌)씨 소유의 TPI 주식 20만주를 당시 시세보다 비싼 주당 3만5천원(70억원 상당)에 팔았다.

宋씨는 주식을 판 돈 가운데 25억원 가량을 崔씨에게 넘겼고 이중 일부가 홍걸씨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이에대해 청와대측은 "여사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여사는 회장을 알지도 못하며 그런 전화를 한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조강수·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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